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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오브 실스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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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drina 2015. 1. 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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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에 연결된 영화평(이라기엔 특정 배우를 분석하는 기사)을 보면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발렌틴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많은 관객들도 이 영화평이 아니더라도 그녀의 이름 때문에 영화를 보러 갈 것 같긴 하다. 이 영화평에선 헐리웃 스캔들로 가십을 몰고다니는 그녀의 현실의 삶과 영화 속 조앤을 평가하는 대목이 분열되는 것을 지적하며 영리한 배역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평가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꽤 긴 러닝 타임의 이 영화를 보면 영화 곳곳에 그런 장치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단 크리스틴 스튜어트만이 아니다. 조앤 역할의 클로이 모레츠의 히어로 물 출연 경력을 상기 시키는 장면과 대사들도 있다. 그리고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하는 발렌틴은 조앤에 대해 부정적 언급만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긍정적인 평가도 같이 내리고 있다. 이것은 그녀의 현실과 극중 역할 간의 분열을 이용해 관객을 즐겁게 하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명백히 마리아(줄리엣 비노쉬)를 향한 대사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녀가 20년 전 자기 역할(과 그 영광)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연극 '클라우드 오브 말로야'의 속편(혹은 말로야 스네이크)에 출연을 주저 하면서 자신이 과거에 맡았던 시그리드 역할을 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 자신의 상대역이었던 헬레나를 연기했던 배우의 실제 죽음, 새롭게 시그리드 역할을 맡을 배우에 대한 질투, 자신이 헬레나 역할을 맡으면서 느끼는 나이든 배우로서의 처량함 등.

크리스틴 스튜어드를 비롯한 배우들의 현실의 삶과 필모그래피를 상기시키는 영화 속 역할과 대사들은 현실과 영화의 간극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영화 속 재공연되는 연극 '클라우드 오브 말로야'에서는 중년 배우의 성장에 관해 느끼게 된다. 여담이지만, 실스 마리아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스위스 지명, 그리고 말로야도 그 곳의 언덕을 가리키는 지명이라고 한다. 영화 제목과 연극 제목의 중의적 표현, 거기다 줄리엣 비노쉬가 연기하는 역할도 마리아다.

[유럽] [자유일정] 스위스 일주 10일 금까기(스위스연속패스8일권, 맞춤 추천일정표 제공) 


영화는 스위스의 관광도시를 벗어나지 않는데, 그곳은 헐리우드의 소음에서 벗어난 곳이자 정말로 '클라우드 오브 000' 현상이 관찰되는 곳이다. 이 장면에서는 구름이 산맥과 골짜기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에 18세기 클래식 음악이 깔리면서 평안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결정적으로 마리아는 이것을 영상으로만 감상할 뿐 실제로 보지는 못한다. 때를 맞춰 산을 오르지만 그녀를 두고 매니저가 떠나버리는 바람에 그것을 보지 못한다. 이것이 아마도 영화의 중요한 알레고리인 것 같다. 마치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것처럼.

결론적으로 여배우의 나이듦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현실의 배우/ 영화 속 배우/ 연극 속의 배우를 번갈아 바라보게 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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